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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은 Dreamer
그렇게 바쁘게 지내던 어느 날, 조만간 한국으로 가야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원래 내 계획은 미국계 국제학교에서 졸업을 하고 홍콩/미국/영국 등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바뀐 상황으로 인해 몇 년간 손도 안대본 한국 공부를 하기 위해 한국계 국제학교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나는 모든 것을 접어둔 채 미국계 국제학교를 떠나야 했다. 지금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로운 학년에서의 내 Interim 여행지는 요르단으로 결정되었는데 그 전에 홍콩을 떠나버려서 Fiji, South Africa에 Jordan까지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르단 역시도 정말 최고의 여행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미국계 학교를 막상 떠나자니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한 것..
전인교육을 목표로 삼던 홍콩의 미국계 국제학교에는 공부뿐만 아니라 음악도 수준급인 학생들이 많아 음악 수업에서도 수준 높은 곡을 연주하였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중고등학교란 오로지 공부만 하는 곳이지만 나는 학교에서 정규 수업 중 하나로 개설된 오케스트라 수업도 선택해 들으며 즐거움을 느꼈다. 학교 오케스트라에서는 내 연주 실력을 좋게 평가한 음악교사의 권유로 부악장을 맡게 되었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오케스트라 수업을 들으며 솔직히 한 번도 오케스트라에서 하는 곡 연습을 한 적이 없었다. 당시 다른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시간이 없었던 데다 다른 과목들 공부하는 것도 바빴다. 설령 그렇게 안 바빴다 하더라도 나는 오케스트라 곡들의 연습을 그리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리허설 중에..
보통 내 나이대면 제일 쌩쌩하여 일주일간 밤을 새워도 끄떡없어야 한다는데, 나는 왠지 새 학년 들어서 더더욱 피곤해졌고 매일 밤 12시만 되어도 졸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세수를 하고 와도 책상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책상에 이마를 박아 혹이 난 적도 있고 컴퓨터를 하면서도 졸고 밥 먹으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입으로는 밥을 씹고 있음에도 졸고, 심지어는 일어나서 공부하려해도 서서 졸다가 앞으로 고꾸라질뻔 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3시간이라도 잔 후 새벽 4~5시쯤에 일어나서 남은 시험공부를 한 적도 많았다. 그래서 어쩔 때는 수업을 땡땡이치고 부모님 메일로 아파서 결석할 것 같다는 메일을 과목 선생한테 보내고 그 시간에 혼자서 시험이 있는 과목의 공부를 하고 그 다음 날 따로 시험 ..
새로운 학년이 되면서 공부가 훨씬 난이도 있고 분량도 많아졌기 때문에 수면 시간도 자연스럽게 점점 줄어들었다. 당시 나는 공부뿐만 아니라 악기 시험도 준비 중이었던 터라 악기 연습도 매일 해야 했기 때문에 취침 시간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수면 부족은 학교에서 자주 조는 결과를 냈다. 영어 수업 때도 다 같이 영상을 볼 때 주체할 수 없는 졸음 때문에 꾸벅꾸벅 졸다가 M이 큰소리로 “Are you awake?”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몇 번 있었고 급기야는 M이 부모님께 내가 수업 시간 때 자주 졸고 있다며 우려 섞인 메일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부모님과 선생님들한테 꾸중을 들은 나는 그 후로 수업시간 때 졸리면 내 볼을 꼬집거나 반 뒤에 가서 서 있거나 하며 졸음을 쫓아버리려고 애썼다. 물론 그럼..
홍콩의 국제학교들을 다니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발표였다. 특히 미국계 학교에서는 미리 정보를 조사해서 만드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외에도 즉흥적으로 하는 토론, 발표 등이 정말 많았다. 평소에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발표하러 앞에 나가기만 하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몇 마디 못하기도 하였다. 영어를 진짜 원어민들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면 아마 발표도 훨씬 수월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영어 실력, 나의 편협한 사고력, 성격/성향상 스타일 등으로 인해 모든 발표란 나에게 커다란 짐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러나 영어수업 시간의 발표가 계속되면서 나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결국에..